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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사랑하고 있다는 가장 따뜻한 증거입니다

✍️ 김순원 목사님2026년 4월 26일

#1.

가끔 옛 동요가 생각날 때가 있다. 지난주가 그랬다. 문득 생각난 동요는 ‘아빠의 얼굴’이다. 1960년 후반에 만들어져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국민 동요다. 나는 197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녔기에, 이 노래를 참 많이 불렀다. 노래는 겉으로는 신나고 활기찬 분위기지만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애틋함과 그리움이 스며 있다. 아이는 무지개 동산과 어린이 동산에서 신나게 놀고 있지만, 그곳은 현실이 아니라 꿈속이다. 아름다운 무지개 동산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의 시선은 한곳에 머문다. 자신을 간절하게 찾아 올 ‘아빠의 얼굴’을 기다리는 것이다. 꿈속에서나마 아이는 아빠 품에 안겨 행복함을 만끽한다. 또한 아이를 찾아 헤매는 아빠의 모습은 자녀를 향한 깊은 사랑을 보여준다.

#2.

지난 목요일 아침이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목양실에 잠깐 누웠다. CBS 라디오 ‘정민아의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은혜로운 영어 찬양을 들으면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너무나 익숙하고 그리운 아이가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큰딸 ‘하람’이었다. 하람이가 천국에 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종종 꿈에 나타났지만, 10년이 넘은 지금은 꿈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다. 그런데 그날 아침, 너무도 생생하게 다시 만난 것이다. 하람이도 나도 무척 반가웠다. 아이는 내 품으로 달려왔고, 나는 그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안고 울었다. 행복했다. 작년 2월에 필리핀 문화선교 갔을 때, 꿈에서 만난 이후 꼭 1년 만이었다. 꿈에서 깬 후부터 ‘아빠의 얼굴’이란 동요가 계속 생각이 났다. 이제는 이렇게 글을 쓰고, 누군가에게 하람이 이야기해도 예전만큼 눈물이 쏟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가슴은 먹먹하다. 가족을 잃은 그리움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자녀나, 배우자라면 더욱 그렇다. 부모 형제를 떠나보낸 경험도 있지만, 자녀를 향한 그리움은 또 다른 깊이로 남는다. 그래서인지 꿈에라도 이렇게 만나고 나면 하루 종일 마음이 따뜻하고 좋다.

#3.

오늘 예배 후에 떡이 선물로 나눠진다. 박미향 집사님이 매년 4월 4주째 주일마다 준비하시는 거다. 이번 주 목요일(30일)이 원로 목사님 소천 14주년이기 때문이다. 매년 목사님을 기억하고 온 교우들에게 떡을 나누는 그 마음이 참 귀하고 따뜻하다. 어떤 모양으로든 떠난 이를 기리는 것은 남은 자들의 삶을 정갈하게 다듬어준다. 목사님을 먼저 떠나보내셨지만, 여전히 건강을 돌보며 복지 사역에 힘쓰시는 사모님을 뵐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다음 주일은 어린이 주일이자 우리 교회 설립기념일이다. 26년 전, 예인교회를 세우시고 기초를 닦으신 원로 목사님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있다. 우리는 저마다 가슴에 그리운 얼굴 하나씩을 품고 살아간다. 때로는 동요 가사처럼 ‘이러저리 찾는 아빠의 얼굴’이 되기도 하고, 달려와 품에 안기는 ‘딸아이의 얼굴’이 되기도 한다. 오늘 떡을 나누며 목사님이 더욱 그리운 것은 그분이 남긴 사랑이 여전히 우리의 기억 속에 살아 있기 때문일 거다.

그리움은 사랑하고 있다는 가장 따뜻한 증거입니다 - 예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