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속에서 진짜를 만드시는 하나님
#1.
지난해 마지막 날 개봉한 ‘신의 악단’의 열기가 식을 줄 모릅니다. 개봉 당시만 해도 이 영화의 흥행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상영관 측에서도 열흘 정도만 걸어두고 내릴 계획이었고, 실제로 배정된 스크린 수도 ‘아바타’, ‘주토피아2’ 같은 대형 외화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개봉 2주 차부터 좌석 판매율 치솟더니, 지난 주말에는 기어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지금 누적 관객 수는 100만 넘겼습니다. 얼마까지 갈지 기대됩니다. 저도 역시 세 번이나 관람했지만, 볼 때마다 터져 나오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요즈음은 유튜브로 영화 속 찬양을 찾아 들으며 그 은혜를 되새기곤 합니다.
#2.
‘신의 악단’은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가짜 찬양단’을 구성하고, 선전용 부흥회를 열기 위해 동원된 이들이 연습 도중 진짜 성도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주인공 박교순 소좌는 끝내 자신을 희생하여 찬양단원들을 탈북시킵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입술로 뱉은 찬양이 영혼을 흔들 때, 가짜는 계속 가짜로 남을 수 있는가?’ 복음은 설령 가짜로 시작된 찬양일지라도 진짜로 바꾸어 버리는 위대한 능력임을 영화는 웅변하고 있습니다.
#3.
이 영화 같은 이야기는 1992년 평양 봉수교회에서 이미 실화로 일어났습니다. 세계적인 전도자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강단에 섰습니다. 당시 교회 안에는 이미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훈련받은 가짜 성도’들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곳에 빌리 그래함이라는 거장만 보낸 게 아니었습니다. 그 곁에는 4대째 한국을 사랑하며 평양의 언어를 몸으로 익힌 ‘토마스 린턴’(인요한 박사의 친형)이라는 ‘준비된 입’을 세우셨습니다. 예배 현장은 치열한 영적 전쟁터였습니다. 북한 측 통역관은 목사님의 설교 중 ‘죄’를 말하면 ‘체제 범죄’로 의역했고, ‘거듭남’은 ‘사상개조’로 왜곡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토마스 린턴 목사는 가짜 통역을 뚫고 진짜 복음을 북한 성도들의 심장에 정확히 꽂아 넣게 했습니다. 지속적인 통역 방해는 오히려 복음의 핵심인 죄와 구원, 그리고 영생에 개념을 더 반복되고 강조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수령의 도시 한복판에서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울려 퍼질 때 가짜 성도들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는 설교 끝에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오늘 예수님을 믿기로 결단하는 분들 손을 드십시오”라고 초청하자, 보위부의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도 가슴까지 조심스레 손을 올리는 이들과 눈물로 고개를 숙이는 이들도 생겨났습니다. 빌리 그래함은 목사님은 김일성에게도 복음을 전하며 그와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기도도 해 주었습니다. 만약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 회담을 17일 앞두고 김일성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지 않았다면, 한반도의 오늘은 많이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가짜를 만들지만, 하나님은 그 가짜들 속에서 지금도 여전히 진짜를 만들고 계십니다. 평양 땅에 떨어진 그 뜨거운 복음의 불씨를 기억하며 저 자신에게 묻습니다. “나는 진짜 성도인가?” 우리는 진짜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