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연(砲煙) 너머로 피어날 이란의 봄을 기다리며
#1.
또다시 전쟁의 포성이 들려옵니다. 이번에는 중동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수뇌부와 그 가족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긴박한 소식에 세계 경제는 얼어붙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주식 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주유소의 기름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먼 타국의 비극이 우리의 식탁과 지갑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며, 오늘날 세계가 얼마나 촘촘히 연결된 ‘운명 공동체’인지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전쟁의 비극은 경제 지표나 정치적 분석 속에만 담기지 않습니다. 화면 너머에는 삶의 터전을 잃고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버텨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책가방 대신 피난 가방을 들고 길을 떠나고, 부모들은 내일의 계획보다 오늘 밤 가족이 무사하기를 바라며 하루를 견딥니다. 전쟁은 언제나 가장 연약한 이들의 삶을 먼저 흔들어 놓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깊은 곳에서 한숨 같은 기도가 흘러나옵니다. “주님, 이 땅에 언제쯤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겠습니까.”
#2.
돌이켜보면 우리 민족만큼 전쟁의 아픔을 깊이 아는 이들도 드물 것입니다. 불과 70여 년 전, 이 땅은 모든 것이 무너진 폐허였습니다. 세계 최빈국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국제사회의 도움은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 생명줄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통 속에 있던 국민의 마음을 붙들어 준 것은 복음의 위로였습니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눈물로 기도하던 그리스도인들의 간구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이 나라를 다시 세우는 힘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 역시 결코 당연한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위에 세워진 선물입니다.
#3.
이번 전쟁으로 혼란에 빠진 이란은 찬란한 페르시아 문명을 꽃피웠던 나라입니다. 그 역사 속에는 성경에도 등장하는 고레스 대왕이 있습니다. 그는 바벨론 정복 후 포로였던 유다 민족을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관용을 베풀었고, 성경은 그를 “기름 부음 받은 하나님의 종”(사45:1)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은 폐쇄적인 신정 국가로 변모하며 오랜 갈등 속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제 그 체제를 상징하던 하메네이가 사라진 지금, 이란은 또 하나의 역사적 갈림길 앞에 서 있습니다.
#4.
저는 이란 땅에 다시 평화의 봄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억눌렸던 자유가 회복되고 총성 대신 평화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폐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섰던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처럼, 이란 역시 언젠가는 자유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로 거듭나기를 기도합니다. 전쟁의 소식이 끊이지 않는 세상 속에서도 우리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평화를 향한 기도입니다. 우리는 역사의 흐름을 바꿀 힘은 없지만, 하나님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멈추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전쟁의 어둠이 걷힌 자리마다 하나님의 위로가 머물고, 그 땅 위에 새로운 소망이 싹트기를 마음 깊이 기도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