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악단
#1.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아침, 제 카톡에는 이미 남해에서 온 첫 해돋이 사진과 영상들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남해 친구 김삼열 목사는 해마다 그 찬 바람을 맞으며 찍은 남해의 첫 빛을 보내줍니다. 참 고마운 친구입니다. 우리 교회 백 집사님도 지인에게 받은 남해 금산의 첫 일출 영상을 보내주셨습니다. 화면으로 만난 바다와 산 위로 떠오르는 첫 태양은 여전히 경이롭고 아름답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후 “땅을 비추라” 하신 그 명령에 철저히 순종해 온 해의 모습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창조물의 경건함을 배웁니다. 히즈윌의 ‘널 위해’를 나지막이 들으며, 저 또한 순종의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해 봅니다.
#2.
금요일 아침, 우리 교회 최용호 지휘자님으로부터 긴 메시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듬직한 체구와 달리 누구보다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을 지닌 최 집사님은, 아내 손에 이끌려 본 영화 한 편이 너무나 큰 은혜였다며 그 감격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 진심 어린 추천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아내는 상담 일정으로 학교에 가고, 방학인 막내도 시간이 맞지 않아 홀로 다산 CGV를 찾았습니다. 30석 남짓한 작은 상영관이었는데, 다행히 딱 한 자리가 남아 예매할 수 있었습니다. 110분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만큼 몰입했습니다. 일반영화임에도 상영 내내 흐르는 찬양과 고백들은 제 마음을 울렸고, 어느새 두 뺨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3.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남북의 현실과 신앙의 자유, 그리고 억압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체제나 이념보다 뜨거운 ‘사람 냄새’와 ‘인간애’가 가득했습니다. 무엇보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부인할 수 없게 만드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습니다.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불신자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혹시 마음속에 품고 기도하는 전도 대상자가 있다면, 꼭 함께 보시기를 권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는 순간, 한 편의 뮤지컬 같은 예배를 드린 기분이었습니다.
#4.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앞자리에 앉아 있던 두 청년이 저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외쳤습니다. “목사님!” 현선이와 은진이였습니다. 어두운 극장에서 시커먼 외투를 입고 앉아 있어 전혀 몰랐는데, 우리 귀한 청년들을 여기서 만나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제 손에는 물 한 병이 전부였는데, 그녀들의 손에는 커다란 팝콘 통이 들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 얼마나 깊이 몰입했는지 팝콘은 거의 줄어있지 않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따뜻한 밥이라도 한 끼 사주고 싶었지만, 금요 기도회 준비를 위해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좋은 영화를 찾아 누릴 줄 아는 우리 청년들의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고 멋집니다. 올해도 이렇게 첫 목양 칼럼을 씁니다. 주보를 접으며 이 글을 읽고 미소 지을 우리 청년들과 성도님들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2026년,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일상의 행복이 되길 소망합니다. 성도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누리십시오.
